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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망친 사소한 선택 하나

하루를 망친 사소한 선택 하나
하루를 망친 사소한 선택 하나


하루를 망치는 데에는
큰 사건이 필요하지 않았다
싸움도 없었고
실수도 없었고
누군가에게 혼난 일도 없었다
그날 하루를 돌아보면
그저 아주 사소한 선택 하나가
연쇄적으로 모든 흐름을 어긋나게 만들었을 뿐이다

 

이 글은
인생을 망친 선택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대신 우리가 얼마나 쉽게
하루를 스스로 망치고 있는지에 대한 기록이다

 

“이 정도쯤이야”라고 넘긴 첫 선택


그날의 시작은 별일 없었다
눈을 뜨자마자 든 생각은 단순했다
“조금만 더 누워 있다가 일어나자”
알람을 한 번 끄는 건
너무 사소한 선택처럼 느껴졌다
10분쯤 더 잔다고
인생이 바뀌는 것도 아니니까
문제는 그 10분이 아니었다
그 선택이 만들어낸 태도였다
서두르며 일어났고
평소 하던 루틴을 건너뛰었고
마음은 이미 조급해져 있었다
그 순간부터
하루는 내 손을 떠난 느낌이었다
내가 하루를 이끌고 간 게 아니라
하루에 끌려다니기 시작했다
사소한 선택 하나는
결과보다 리듬을 먼저 망가뜨린다

 

흐트러진 리듬은 감정을 먼저 건드린다


시간에 쫓기다 보니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났다
평소엔 그냥 넘길 일에
괜히 날이 서고
말투가 거칠어졌다
이상하게도
그날은 모든 게 불편하게 느껴졌다
사람들의 말투
주변 소음
작은 지연 하나까지
이때 또 하나의 선택을 했다
기분을 수습하기보다는
그 감정을 방치하기로 한 선택이다
“오늘은 그냥 이런 날인가 보다”
“괜히 애써봤자 더 피곤해”
그 선택은
하루의 방향을 결정지었다
감정은 관리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커진다
하루를 망치는 건
대부분 상황이 아니라
감정을 그냥 두는 선택이다

 

망가진 하루를 방치하는 선택


점심 무렵이 되자
이미 하루는 어긋나 있었다
할 일은 밀려 있고
집중은 되지 않고
마음은 무거웠다
이때 할 수 있는 선택은 두 가지였다
다시 정리하거나
아니면 포기하거나
나는 두 번째를 택했다
“이미 망한 하루인데 뭐”
“이제 와서 바로잡아봤자 의미 없지”
이 선택이
하루를 완전히 망치게 만든 결정이었다
사람들은 종종
하루를 이분법으로 나눈다
잘된 하루 아니면 망한 하루
하지만 하루는
중간에 얼마든지 방향을 바꿀 수 있다
다만 그걸 막는 건
이미 망했다고 단정 짓는 생각이다
하루를 망친 건
사실 그날의 사건이 아니라
하루를 포기해버린 태도였다

 

하루가 무너진 진짜 이유를 돌아보다

 

그날 밤
별일 없이 하루가 끝났지만
이상하게 마음이 무거웠다
무엇이 그렇게 잘못됐을까 생각해 보니
답은 의외로 단순했다
하루를 망친 선택은
늦잠도 아니었고
짜증도 아니었다
사소한 어긋남을 스스로 방치한 선택이었다
하루는 생각보다 단단하다
한 번 흔들렸다고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사소한 균열을 발견했을 때
고치기보다 외면하는 쪽을 택한다
그리고 그 외면이
하루 전체를 무너뜨린다
그날 이후로
나는 하루가 조금 어긋났을 때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다
“지금 이 선택이
오늘을 회복시키는 쪽인가
아니면 완전히 내려놓는 쪽인가”
그 질문 하나만으로도
하루가 끝까지 망가지는 일은
확실히 줄어들었다


마무리하며


하루를 망치는 데에는
대단한 이유가 필요하지 않다
아주 사소한 선택 하나
그리고 그 선택을
그대로 흘려보내는 태도면 충분하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하루를 살리는 것도
역시 사소한 선택 하나면 가능하다
물을 한 컵 마시는 선택
잠깐 숨을 고르는 선택
지금부터라도 다시 시작하겠다는 선택
하루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혹시 오늘이 조금 어긋난 것 같다면
그건 아직 망한 하루가 아니라
다시 선택할 수 있는 하루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