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면서 몇 번쯤은 이런 생각을 한다
“왜 나만 이렇게 느끼지?”
“다들 아무렇지 않은데, 나만 예민한 걸까?”
이상하다는 감각은
대부분 조용히 찾아온다
큰 사건이나 극적인 계기가 아니라
사소한 순간들 속에서 스며든다
그때 우리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문제가 있는 건 나인가
아니면 그냥 다른 건가
이 글은
내가 ‘나만 이상하다고 느꼈던 순간들’을
있는 그대로 기록한 이야기다
답을 내리기보다는
그 질문을 품고 살아온 흔적에 가깝다
다들 웃는데 나만 불편했던 순간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다들 웃고 있었고
농담도 오갔다
그런데 나만
어딘가 불편했다
누군가를 희화화하는 농담
선 넘은 말인데
아무도 문제 삼지 않는 상황
웃어야 할 것 같아서 웃었지만
마음은 계속 걸렸다
그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내가 너무 예민한가?”였다
다른 사람들은 괜찮아 보이는데
나만 불편해하는 것 같을 때
이상하다는 감각은
곧바로 자기 검열로 바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깨닫게 됐다
불편함은 틀림이 아니라
감각의 신호라는 걸
그날 이후로
나는 불편함을 느끼는 나를
바로 수정하려 들지 않게 됐다
모두가 원하는 걸 나는 원하지 않았을 때
남들은 다 원했다
승진, 안정, 인정
눈에 보이는 성과
그런데 나는
그 욕망이 잘 와닿지 않았다
왜 다들 그렇게
조급해하는지 이해가 안 됐고
왜 반드시
그 길을 가야 하는지도 모르겠었다
이때도
“나만 이상한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야망이 없는 사람처럼 보일까 봐
뒤처지는 사람처럼 보일까 봐
괜히 나 스스로를 의심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나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 게 아니라
다른 걸 원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조용한 하루
지치지 않는 리듬
과하지 않은 삶
다수의 욕망과 다르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이상하다고 부르기엔
그 욕망도 충분히 진지했다
잘 지내냐는 질문에 대답하기 어려웠던 날들
“요즘 잘 지내?”
이 질문을 받을 때마다
잠깐 멈칫하곤 했다
나쁘진 않은데
좋다고 말하기도 애매한 상태
특별히 힘든 일은 없지만
그렇다고 만족스럽지도 않은
그 중간 어딘가
사람들은 보통
“그럭저럭이야”라는 대답을
이상하게 받아들인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응 잘 지내”라고 말하곤 했다
하지만 그 대답이 쌓일수록
나는 점점 나 자신과 멀어졌다
괜찮지 않은 것도 아니고
괜찮은 것도 아닌 상태를
설명할 언어가 없다는 게
이상하게 느껴졌다
그때 처음 알았다
우리는 감정보다
감정을 표현하는 기준에 더 많이 묶여 있다는 걸
모두가 당연하다는 것에 의문이 들 때
다들 너무 자연스럽게 말한다
“원래 사회가 그래”
“다들 그렇게 살아”
그 말들이
나를 가장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왜 그래야 하는지
정말 다들 괜찮은 건지
묻고 싶었지만
괜히 유난 떠는 사람처럼 보일까 봐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그 질문들은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혼자 있을 때
더 또렷해졌다
“이게 정말 정상인가?”
“아니면 그냥 익숙해진 걸까?”
나만 이상하다고 느낀 순간들은
사실상
의문을 멈추지 않았던 순간들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안다
모두가 당연하다고 말할 때
의문을 갖는 사람은
이상한 게 아니라
깨어 있는 사람일 수도 있다는 걸
마무리하며
나만 이상하다고 느꼈던 순간들은
지금 돌아보면
나를 가장 많이 설명해주는 장면들이다
그때는
나를 고쳐야 할 문제처럼 느껴졌지만
사실은
나의 기준이 살아 있다는 증거였다
모두와 다르게 느끼는 순간이
꼭 틀림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나만의 감각이 아직 무뎌지지 않았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
혹시 요즘
나만 이상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
너무 서둘러
그 감각을 없애려 하지 않아도 된다
그 감각 덕분에
당신은 아직
자기 자신과 연결되어 있을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