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실패한 선택’ 기록 모음
사람들은 실패를 잘 말하지 않는다
정확히는, 실패 그 자체보다 실패에 이르기까지의 선택들을 말하지 않는다
성공담에는 늘 멋진 서사가 붙는다
결단, 용기, 끈기, 그리고 결과
하지만 실패에는 요약만 남는다
“그땐 잘 안 됐지”
나는 오랫동안
실패한 선택들을 개인의 무능이나 운의 문제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깨달았다
대부분의 실패는 거창한 실수가 아니라
아주 사소한 선택의 반복에서 시작된다는 걸
이 글은 반성문도 교훈 정리도 아니다
그저 아무도 잘 말해주지 않는
실패한 선택들을 있는 그대로 적어본 기록이다
“지금 아니면 안 될 것 같아서” 했던 선택들
가장 많이 실패했던 선택의 이유는
항상 비슷했다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조급함은 언제나 그럴듯한 얼굴을 하고 나타난다.
기회처럼 보이고
결단처럼 느껴지고
용기라는 이름으로 포장된다
하지만 돌아보면
그 선택들은 대부분
내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었다
준비가 안 됐는데 시작했고
감당할 수 없는데 벌렸고
확신이 없는데 밀어붙였다
결과는 늘 비슷했다
초반엔 버티다가
중간에 방향을 잃고
마지막엔 후회했다
실패의 원인은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타이밍을 잘못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지금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은
대부분 불안이 만든 착각이었다
남들도 하니까 괜찮을 거라 믿었던 선택들
실패한 선택 중 상당수는
내 판단이 아니라
주변 분위기를 따른 결정이었다
다들 그렇게 하니까
그게 일반적인 루트니까
그 정도는 감수하는 게 맞다니까
그렇게 선택한 일들은
처음엔 마음이 편했다
책임을 나눌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가 생기면
그 책임은 결국 내 몫이었다
남들은 잘 되는데
나만 버거웠고
나만 힘들었고
나만 오래 끌었다
그제야 깨달았다
남들에게 무난한 선택이
나에게도 무난하다는 보장은 없다는 것을
실패는 특별한 길에서만 생기는 게 아니다
오히려
너무 흔한 길에서
자기한테 맞지 않는 선택을 했을 때
더 조용히 더 깊게 망가진다
불편함을 피하려다 더 큰 대가를 치른 선택들
당시에는 합리적인 선택처럼 보였다
갈등을 피하고
불편한 말을 하지 않고
당장의 평화를 유지하는 것
하지만 그 선택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나에게 더 큰 부담으로 돌아왔다
말하지 않아서 오해가 쌓였고
미뤄서 문제가 커졌고
참아서 결국 터졌다
불편함을 피한 선택은
대부분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다
그저 문제를 뒤로 미뤄두었을 뿐이었다
실패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게 아니었다
이미 여러 번
수정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불편함을 이유로 넘겼을 뿐이다
그 선택들이 모여
결국 한 번에 무너졌다.
“이번엔 다를 거야”라고 믿었던 선택들
가장 뼈아픈 실패는
이미 한 번 실패했던 선택을
다시 반복했을 때였다
상황은 비슷했고
내 태도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이번엔 다를 거라고 믿었다
경험이 있으니 괜찮을 거라고
이젠 조절할 수 있을 거라고
이번엔 선을 넘지 않을 거라고
하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고
환경은 생각보다 강력하다
실패를 반복한 이유는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같은 구조 안에 다시 들어갔기 때문이었다
그제야 알게 됐다
실패에서 벗어나는 건
의지가 아니라
구조를 바꾸는 문제라는 걸
마무리하며
아무도 실패한 선택을 자세히 말해주지 않는다
부끄럽기도 하고
정리되지도 않았고
멋있지도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점점 확신하게 됐다
성공담보다
실패한 선택의 기록이
훨씬 현실적인 지침이 된다는 걸
잘 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보다
망하지 않기 위해 무엇을 피해야 하는지가
삶에서는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혹시 지금
어떤 선택 앞에서 망설이고 있다면
이 질문 하나만 던져봐도 좋겠다
“이 선택이
나를 성장시키는 불편함인지
아니면 불안을 피하기 위한 선택인지”
실패는 피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 건
분명 선택의 영역이다